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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사사로운 공간 (321)
영원한 화자

12월이 되니까 당연히 올 한 해 나는 뭘 했나 뒤돌아 보게 됩니다. 무엇을 이루었고, 얼마나 성장했는가, 무엇이 변했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곱씹어 봅니다. 뭐 딱히 곱씹을 필요도 없이 올해는 너무나 많은 것들이 변한 한 해였습니다. 10년여의 서울 생활을 끝내고 군산으로 이사를 했고, 회사에서도 나와 아버지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중국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누나 매장 인테리어 공사를 도왔고, 아버지 회사 공장과 사무실을 새로 지었습니다. 너무 큰 변화가 많아 올해 초의 기억이 아득합니다. 4월엔 아내와 보라카이 여행을 다녀왔고, 퇴사 즈음엔 벼르고 벼르던 홍콩 여행을 다녀왔는데 2~3년 전 기억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내 인생의 방향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결정의..
내 주위에 참 좋은 사람이 많다는 걸 느낀다. 취해서 쓰는 글이라 그런게 아니라 이건 정말 진심이다. 나도 그들에게 좋은 사람이어야 할텐데 나는 그런 삶을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오늘도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러고보니 정말 많구나. 내일도 그런 사람 중 한 분을 만나기로 돼있다. '아직 지치면 안되는구나'라고 느꼈다. 감사하다.
사내 헬스장 이벤트로 PT를 받았다. 생전 해보지 않았던 강도로 운동을 했다. 힘이 딸려 더 이상 땡기지 못하겠는데도 트레이너님은 마지막 한 개 더를 외쳤고,, 하나를 더 땡긴 나의 가슴에 안도감이 밀려오려고 하는 찰나 "세개 만 더!"를 외쳤다. 못할 것만 같아도 트레이너님의 약간의 도움을 더해 기어코 세개를 더 땡기고 천국같은 60초를 얻게된다.그러고는 일주일을 앓았다. 돌아누워 자려다 근육통에 잠이 깰정도로 아팠다. 거울에 비친 몸뚱아리는 비루한 내 몸뚱아리 저런 근육도 있었구나 싶은 희미한 음영을 드리웠다. 두번째 피티를 받던 날 근육통이 있어도 운동을 해서 좀 풀어줘야 되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건 다 옛날 지식이라며, 찢어졌던 근육이 회복을 하고 성장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또 자극을 주면 안된..
나는 술을 먹는 내내 아버지, 아니 아빠 생각이 났다. 그리고 내내 눈물이 나오려던걸 참았다. "아버지가 성질 내실때 잘해라. 그게 다 기력이 있으셔서 그런거다." 야윈 팔 다리와 휑해진 정수리. 여전히 유쾌한 아빠지만 이젠 나이를 숨길 수 없었다. 술자리가 파하고 아빠한테 전화를 하고 싶었다. 아빤 사회생활 할때 뭐가 제일 힘들었냐고. 나한테 해줄 말은 없느냐고. 아프지 말라고. 근데 목소리를 들으면 울 것 같아 그러지 않았다.
남미 배낭여행을 하던 중 페루의 수도인 리마에 도착했을 때다. 비교적 발전이 덜 된 에콰도르를 찍고 온 리마는 그야말로 '대도시'였다. 특히 내가 묵었던 숙소가 있는 곳인 미라플로레스는 외교관, 주재원들의 공관이 있는 고급 주택가-한국으로 치자면 UN빌리지나 성북동 같은 곳-였기 때문에 어지간한 한국의 대도시보다 더 도시같았다. 여행하다 거의 처음으로 한국인을 만나 이것저것 정보도 얻고, 쉬며 에너지를 재충천했다. 다음 목적지는 사막으로 유명한 '이까'라는 도시였다. 한국인 여행객들과 헤어져서는 길을 나섰다.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렇게 저렇게 버스를 타고 오후 3~4시쯤 이까에 도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숙소를 잡기위해 호스텔을 찾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처음 들른 곳에도 방이 없었고, 두번째 들..
아내가 2박 3일로 제주도 여행을 떠났다. 야호, 야호, 야야호. 친구들을 불러다 술판을 벌여볼까 했더니 A그룹은 선약, B그룹은 당직과 신혼의 이유로 무산되었다. 결국 친한 형, 동생과 만나 근황, 미래의 투자 트렌드, 내년의 목표에 대해 논하고, 오리탕을 먹고, 맥주 한 잔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가기 전에는 없던 아내의 가방이 식탁 위에 올려져 있다. 설레임으로 가득 채운 트렁크가 없어진 방 한 켠이 휑했다. 괜히 헛헛해져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하나 사와서는 TV리모콘을 안주 삼아 마셨다. 채널만 뒤적거리다 잠자리에 들었다.올해 초 유럽출장을 갔을 때 아내는 내 잠옷을 사람처럼 펴놓고 잔다며 사진을 찍어 보냈다. 그땐 그저 웃어 넘겼는데, 진짜 혼자 자려니까 옆이 허전했다. 작은 소리에도 잠이 ..
1. 출근 시간의 5분은 누군가의 하루를 바꿔 놓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나는 6시 25분에 알람을 맞춰 놓았지만 단 한번도 그 시간에 재깍 일어나 본 적이 없다. 오늘도 알람을 끄고, 눈만 감고 다음 알람을 기다렸다. 5분후 울리는 알람을 다시 꺼버리고, 다시 눈을 감았다. 일어나자. 샤워를 하고 서둘러 출근 준비를 했다. 7시에 집에서 나가야 안전빵인데 뭐때문인지 7시 3분에 출발. 눈 앞에서 잠실역으로 가는 버스 한 대를 보냈다. 다행스럽게도 바로 다음 버스가 도착했다. 잠실역으로 가는 버스가 여러대로 보통은 노선도를 다시 한번 체크하고 탔는데 오늘은 하필 버스도착알림판 공사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확인도 없이 버스에 올랐다. 오늘 내 먼 여정의 시작이었다. (이사 온지 1년이 넘어가는데 왜 나..
지금이야 사당으로 술을 마시러 오고 친구들을 만나러 오지만 20대의 나에게 사당은 스터디 모임 장소였다. 경제학 스터디, 공기업 스터디, 영어회화 스터디. 헤아려보니 참 여러 스터디 모임을 들락였다. 그래서 지금도 사당에 가면 이 근방은 무슨 스터디를 하던 곳, 저쪽은 무슨 스터디를 하던 곳으로 기억을 떠올린다. 술에 취해 휘청이던 사람을 뒤로 하고, 번쩍이는 네온사인을 뒤로 하고, 싸늘한 밤공기를 마시며 오늘의 고단함과 미래의 불안함을 헤치며 걷던 그때. 지금은 내가 스터디룸에서 쏟아져 나오는 청춘들을 부러워하며 휘청이고 있다. 내가 그러는 것처럼 그때 나를 지나친 사람들도 날 부러워 했을까. 오늘은 프로젝트 과제 때문에 다른 계열사 사람들과 스터디룸에 모였다. 늦은밤 과제를 마치고 나와 취기없이 사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