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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영원한 화자 (425)
영원한 화자
지금이야 사당으로 술을 마시러 오고 친구들을 만나러 오지만 20대의 나에게 사당은 스터디 모임 장소였다. 경제학 스터디, 공기업 스터디, 영어회화 스터디. 헤아려보니 참 여러 스터디 모임을 들락였다. 그래서 지금도 사당에 가면 이 근방은 무슨 스터디를 하던 곳, 저쪽은 무슨 스터디를 하던 곳으로 기억을 떠올린다. 술에 취해 휘청이던 사람을 뒤로 하고, 번쩍이는 네온사인을 뒤로 하고, 싸늘한 밤공기를 마시며 오늘의 고단함과 미래의 불안함을 헤치며 걷던 그때. 지금은 내가 스터디룸에서 쏟아져 나오는 청춘들을 부러워하며 휘청이고 있다. 내가 그러는 것처럼 그때 나를 지나친 사람들도 날 부러워 했을까. 오늘은 프로젝트 과제 때문에 다른 계열사 사람들과 스터디룸에 모였다. 늦은밤 과제를 마치고 나와 취기없이 사당..
굳게 딛고있다. 두 발. LV. 저 신발은 뭐가 좀 다를까. 가격만큼이나 구름을 걷듯 좀 편할까. 그게 아니라면 배신감에 힘들 것 같아. 그녀가 앉았다. LV. 그도 결국 빈 자리 앞에선 어쩔 수 없구나.
출근을 하면 노트북만 켠 채로 간단히 아침으로 먹을거리와 커피 한 잔, 그리고 읽을 책을 가지고 조그만 회의실로 들어간다. 여긴 전화통화 혹은 혼자 집중해서 업무를 할 수 있는 공간인데 몇 주 전부터 나는 업무시작 전까지 이곳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오늘은 커피와 초콜릿을 들고 들어와 하루키의 를 읽는다. 어느덧 몇 페이지 남지 않았다. 그가 트라이애슬론을 준비하고, 대회에 참가했던 이야기를 읽으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다. 맘에드는 문장은 다시 곱씹어 읽는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지금 이 시간은 생업을 위해 연료를 넣는 순간이라는 생각을 했다.자신의 직업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직업이라기보다 생업으로서, 삶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물론 나도 그렇다. 뭐 가끔 보람을 ..
https://www.weforum.org/agenda/2018/09/how-vietnam-became-an-economic-miraclehttps://www.brookings.edu/blog/future-development/2018/04/17/vietnams-manufacturing-miracle-lessons-for-developing-countries/http://www.vietnam-briefing.com/news/vietnam-rises-14-places-in-the-world-banks-ease-of-doing-business-rankings.html/
이상하리만치 힘이 없는 하루였다. 볼일을 본뒤 오랜만에 종로쪽에서 데이트를 하려고 했었는데 둘다 너무 피곤해서 얼른 집에 돌아가 낮잠을 자기로 했다. 일어나기로 한 시간은 4시인데 나는 4시 20분쯤 일어나 책을 읽었다. 아직 자는 와이프를 억지로 깨워 빵을 나눠먹고 티비를 봤다. 뭘 먹을까. 저녁 메뉴는 매일 6시 우리의 최대의 과제다. 오늘은 투움바 파스타를 해주기로 하곤 같이 시장에 다녀왔다. 저녁을 먹으며 영화를 봤다. 맥주를 마신 나는 와이프에 기대 잠들었고 어느새 영화는 끝났다. 왜? 어떻게 된거야? 왜 제일 중요할 때 잠들었어! 쫑알쫑알 스토리를 알려주는 아내의 입이 귀엽다. 어느새 10월도 3분의 2가 갔다. 2018년은 이제 두 달 밖에 남지 않았다.
임원은 단둘이 점심을 먹자고 하더니 내 신상의 이런저런 것들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명확한 목적이 있는 점심식사 였고, 이 사람이 나에게 알고 싶은 것들이 분명한데 식사가 끝날 무렵까지 사소한 질문과 이야기만 나눴다. 사무실에 들어가면 커피 한잔 하자고 했고, 커피를 두고 테이블 앞에 마주 앉았다.최근에 나와 관련해 벌어진 이야기를 꺼내더니, 내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었단다. 그러면서 자신이 팀장에게 들은 얘기들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나에게 불리하게, 좋지 않게 와전된 것들이었다. 어쩌면 내가 한말 모두를 하나씩 하나씩 다 안 좋은쪽으로만 말했을까 싶을정도로. 사실 좀 무서웠다. 임원이 어쨌든 나에 대한 안 좋은 소리를 듣고 나를 불러 하나 하나 따져 묻는 자리가 아닌가. 그래도 정확한 나의..
12시가 되기 전 쓰고 싶었으나 운동하고 돌아와 아내와 티비를 보며 맥주를 마시느라 늦었다. 아내가 아프다. 지난 주말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하더니 심한 목감기에 걸렸다. 기침이 너무 심해 나도 아내가 신경 쓰이고 아내도 내가 못잘까봐 신경쓰여 각방 신세를 지고 있다. 오히려 잔병치레를 하는 건 내쪽이었는데 아내가 힘들어하는 걸 보고 있으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아내도 내 맘 같았겠지. 아프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맥주를 마셨다. 어젠 오랜만에 꿀잠을 잤다. 뭐라도 써보자, 라는 다짐을 하고 나서는 온통 글쓰기에 대한 생각 뿐이다. 그러고나니 온몸에 피가 돌고,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다. 그중에서도 강원국 작가의 인터뷰나 팟캐스트 출연분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평소 막연하게 내가 생각하던 부분들을 글쓰기의..
세보진 않았으나 책꽂이엔 120~30권 정도의 책이 꽂혀있지 않을까 싶다. 이마저도 결혼 전에 상당 부분 정리한 거다. 집이 작다보니 서가는 더 늘릴 수 없어 이곳 저곳 책꽂이 틈바구니에 책을 끼워놨다. 와이프는 몇 달 전부터 알라디엔 팔라고 종용하고 있다. 악착같이 버티고 있지만 이제 한계가 와서 나도 시간이 되면 열어볼 일 없는 자기계발서들은 정리하려고 한다. 그런데 오늘 또 사버렸다. 올해 초 회사에서 생일 선물로 받은 도서상품권을 이제야 썼다. 요즘 내 정신 상태가 좋지 않으니 호랑이 마누라에게느 이걸 핑계삼아야지. 오늘 산 책은 총 3권이다. 하루키의 , 신형철의 그리고 레이 달리오의 . 나름 하루키 책은 많이 봤다 생각하는데 이 책은 엊그제 처음 알게됐다. 하루키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정신이 피폐해지니 글이 생각났다. 흠뻑빠질 수 있는 재미있는 글을 읽고 싶었고, 무작정 쓰고 싶었다. 글다운 글을 써본게 언젠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그간 글을 안 쓰려던건 아니었다. 썼다 지웠고, 저장해둔 줄 알았으나 날라간 글이 몇 있었다. 아무튼 제대로 쓴 글은 없었다. 그나마 조금씩이라도 배설하던 이곳에도 일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개점 휴업의 간판도 없이 내팽개쳤다.무엇인가를 안 하려던 것은 아니다. 머릿속엔 항상 뭘 해볼까, 뭘 해야할까를 생각했다. 머릿 속으로는 온갖 유튜브 컨텐츠와 팟캐스트를 기획했다. 머릿속으로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주말엔 잤고, 가끔 운동을 했다. 한 달에 한 두권 책을 읽었지만, 관성처럼 습관처럼 읽는 것이었지 뭐 특별할게 없었다. 사회 이..
쓰려던 단편 소설이 있었다. 아침마다 지나치던 동네 미용실 앞, 동도 트기 전의 새벽에 허름한 미용실 계단에 앉아 담패를 피던 노파를 보면서 말이다. 수 많은 주름과 유분기 하나 없는 거칠고 검버섯 오른 피부는 '늙었다'는 느낌만 줄 뿐 나이를 헤아릴 수 없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처럼 내뱉는 마른 기침, 동시에 노파의 손에 들린 담배를 보며 저 사람에게 생이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노파는 그 곳에 있었다. 앉은 자리에는 재털이나 혹은 담배가. 미용실 주인인 딸이 쥐어졌을 법한 두유팩이 있었다. 촛점없는 눈으로 어딘가를 바라봤고 나는 매번 아무렇지 않게 그 노파를 지나쳤다. 언제나 손에 들린 담배를 보며, 생을 태우고 있는 것인가, 죽음을 태우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렇게 몇개월을 지나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