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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사사로운 공간/ijuswanaseing (233)
영원한 화자
이상하리만치 힘이 없는 하루였다. 볼일을 본뒤 오랜만에 종로쪽에서 데이트를 하려고 했었는데 둘다 너무 피곤해서 얼른 집에 돌아가 낮잠을 자기로 했다. 일어나기로 한 시간은 4시인데 나는 4시 20분쯤 일어나 책을 읽었다. 아직 자는 와이프를 억지로 깨워 빵을 나눠먹고 티비를 봤다. 뭘 먹을까. 저녁 메뉴는 매일 6시 우리의 최대의 과제다. 오늘은 투움바 파스타를 해주기로 하곤 같이 시장에 다녀왔다. 저녁을 먹으며 영화를 봤다. 맥주를 마신 나는 와이프에 기대 잠들었고 어느새 영화는 끝났다. 왜? 어떻게 된거야? 왜 제일 중요할 때 잠들었어! 쫑알쫑알 스토리를 알려주는 아내의 입이 귀엽다. 어느새 10월도 3분의 2가 갔다. 2018년은 이제 두 달 밖에 남지 않았다.
임원은 단둘이 점심을 먹자고 하더니 내 신상의 이런저런 것들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명확한 목적이 있는 점심식사 였고, 이 사람이 나에게 알고 싶은 것들이 분명한데 식사가 끝날 무렵까지 사소한 질문과 이야기만 나눴다. 사무실에 들어가면 커피 한잔 하자고 했고, 커피를 두고 테이블 앞에 마주 앉았다.최근에 나와 관련해 벌어진 이야기를 꺼내더니, 내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었단다. 그러면서 자신이 팀장에게 들은 얘기들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나에게 불리하게, 좋지 않게 와전된 것들이었다. 어쩌면 내가 한말 모두를 하나씩 하나씩 다 안 좋은쪽으로만 말했을까 싶을정도로. 사실 좀 무서웠다. 임원이 어쨌든 나에 대한 안 좋은 소리를 듣고 나를 불러 하나 하나 따져 묻는 자리가 아닌가. 그래도 정확한 나의..
12시가 되기 전 쓰고 싶었으나 운동하고 돌아와 아내와 티비를 보며 맥주를 마시느라 늦었다. 아내가 아프다. 지난 주말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하더니 심한 목감기에 걸렸다. 기침이 너무 심해 나도 아내가 신경 쓰이고 아내도 내가 못잘까봐 신경쓰여 각방 신세를 지고 있다. 오히려 잔병치레를 하는 건 내쪽이었는데 아내가 힘들어하는 걸 보고 있으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아내도 내 맘 같았겠지. 아프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맥주를 마셨다. 어젠 오랜만에 꿀잠을 잤다. 뭐라도 써보자, 라는 다짐을 하고 나서는 온통 글쓰기에 대한 생각 뿐이다. 그러고나니 온몸에 피가 돌고,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다. 그중에서도 강원국 작가의 인터뷰나 팟캐스트 출연분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평소 막연하게 내가 생각하던 부분들을 글쓰기의..
정신이 피폐해지니 글이 생각났다. 흠뻑빠질 수 있는 재미있는 글을 읽고 싶었고, 무작정 쓰고 싶었다. 글다운 글을 써본게 언젠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그간 글을 안 쓰려던건 아니었다. 썼다 지웠고, 저장해둔 줄 알았으나 날라간 글이 몇 있었다. 아무튼 제대로 쓴 글은 없었다. 그나마 조금씩이라도 배설하던 이곳에도 일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개점 휴업의 간판도 없이 내팽개쳤다.무엇인가를 안 하려던 것은 아니다. 머릿속엔 항상 뭘 해볼까, 뭘 해야할까를 생각했다. 머릿 속으로는 온갖 유튜브 컨텐츠와 팟캐스트를 기획했다. 머릿속으로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주말엔 잤고, 가끔 운동을 했다. 한 달에 한 두권 책을 읽었지만, 관성처럼 습관처럼 읽는 것이었지 뭐 특별할게 없었다. 사회 이..
결혼을 한다.어제는 우리가 같이 살 집을 계약했다.수중엔 가져본 적도 없는, 본 적도 없는 금액이 계약서에 적혀 있었다.아직 다 공사가 끝나지도 않은 아파트를 찾던 아버지의 마음이 이런 것이었을까.우리가 입주할 집에 들어가 창 밖을 내다보고 세간 살이가 들어갈 곳의 치수를 쟀다.오빠 이제 우리 어른인가?그러게 우리 이제 어른인가 보다. 얼굴엔 앳된 모습이 사라진 지 오래고, 이십대에 가슴에 품었던 뭔지 모를 뜨거운 것들도 이젠 없다.다른 것 보다 내 몸이 편했으면 하고, 내 가족이 건강했으면 좋겠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마음이 앞선다. 바쁘고 피곤하단 핑계로 책을 읽지 않고,3세계 음악까지 찾아듣던 나의 플레이리스트는 몇몇 이슈가 되는 노래들과 쇼미더머니가 채웠다.일년 내내 빠뜨리지 않고 보던 무한..
요즘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있다. 지방 근무중이라 시간적 여유가 좀 생겼기도 하고, 만성적인 요통에서 해방되고자 함이다. 더불어 어좁이에서도.. 일주일에 두 세번씩 다닌지 두달쯤 됐는데 몸에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몸 군데군데 내 몸에 이런게 있었나 싶은 근육들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신기하다. 몇년 전 코트라에 들어가겠답시고 경제학 공부를 열심히 하던 시절 비슷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경제학이라곤 눈꼽만큼도 몰랐는데 매일매일 조금씩 꾸준히 하다 보니까 내가 AS-LM 곡선을 그리고, 이자율 평가설과 제이커브 효과 같은 걸 말하고 있는게 아닌가. 내겐 전혀 있지도 않았던 경제학적 감각(?)들이 생겨나더니 사건과 현상들이 경제학적으로 읽히기 시작했다. 나에게 있는지도 몰랐던 근육들이 볼록..
김천에 내려온지도 한 달째. 내 모든 생활이 붕 떠있는 느낌이다. 서울에선 주말이 지나면 또 내려가야 하니까 집 청소도 대충 정리도 대충 먹는 것도 대충. 김천에선 내 집이 아니라서 어수선하다. 여유 시간은 많은데 운동을 다녀오면 침대에 누워 여자친구와 통화를 하거나 스마트폰을 만진다. 아 참. 10년 만에 앱등이 생활을 접고 갤8을 샀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대만족.암튼. 그렇다. 붕 떠있는 것 같지만 시간은 어찌나 빨리 흐르는지. 한 달이나 지났으니 이제 정리를 하고 자리를 잡아야 한다 . 다음 달엔 중국어 강의도 신청했다 . 그런데 생각해 보니 연휴 지나면 해외 출장 , 다녀오면 마감 . 그러고 나면 여름 휴가 .
오빠는 아빠를 참 좋아하는 거 같아. 맛있는 거 먹으러가도 꼭 아빠가 좋아하실 것 같다고 하고. 아. 내가 그랬었어? 어젠 아버지가 서울에 올라오셨다. 지난주 아버지 생신 때 집에 갔을 때 이제 살이 많이 빠져서 예전에 입던 옷들이 다 크다고 했던게 기억났다. 우리회사 계열사에서도 가끔 임직원 행사를 하니까 그때 한번 올라오셔서 한 벌 맞추자고 말씀 드렸다. 그랬는데 여자친구 회사에서 임직원 행사가 있었다. 전화를 해서 올라 오시라고 말씀드렸다. 처음엔 일이 있어서 못간다고 하시더니 이내 기차를 예매하라고 하셨다. 서울에 올라온 지 10년이 넘어가는데 내 입학식과 졸업식 외에 따로 서울에 오셨던 적이 없다. 일 때문에 가끔 어머니랑 같이 올라오셨다가 당일로 내려갔던 적은 있었지만 어제처럼 따로 올라오신 ..
우리 회사는 야근이 없는 회산데, 그나마 우리 팀은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야근을 하는 편이었다. 나는 뭐 밥도 먹고 갈 겸 여유있게 업무를 한 번씩 더 체크하고 가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빨리가는 날이 하루에 한 번 정도. 여전히 다른 팀들은 칼퇴다. 집에 12시에 들어오는 것도 빈번. 적자는 엄청난데 팀 분위기는 좋아서 스트레스는 없다. 전 회사는 영업이익이 착착 10%씩 찍히는 회사였는데도 야근만 하면 몸도 썩고, 맘도 썩고, 기분도 썩어가는 것만 같았는데.스트레스는 없지만 몸이 조금 힘들다. 다른 것을 할 여유도 없다. 차를 구매하려던 계획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온통 결함투성이다. 거기에 장도 안 좋아서 흥도 안 난다.얼른 뭐라도 줏어 먹고 자야지. 요즘 거울을 보면 비쩍 마른 아저씨 ..
이곳에 글을 남기기 시작한 게 몇년 째일까. 첫글을 뒤져보니 2009년이다. 곧 10년이 다 되간다니. 내가 10년 넘게 지속적으로 좋아한 것이라곤, 음악과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이 블로그뿐이다. (아쉽게도 9년산 여자친구는 여기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곳은 나의 해후소 같은 곳이었다. 기뻐도, 슬퍼도 이곳에 무언가를 남겼다. 내 20대의 희로애락과 서사가 모두 담긴 곳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캐나다에서, 에콰도르 또, 인도네시아에서도 이곳에 글을 남겼다.그런데 이제 그 자리를 좀 옯겨보려고 한다. 네이버 블로그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공간을 만드는 데 있어 일정 부분 제한을 두고 있다는 점과 네이버-혹은 대기업-에 대한 괜한 반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실 내가 이런 곳에 글을 남기는 것도, 종종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