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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사사로운 공간/ijuswanaseing (233)
영원한 화자
나는 내가 아니다. 나는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고 내가 읽는 책이다. 내가 온전히 독자적으로 만들어질 수는 없다. 내가 가지고 태어난 것과 내가 접하는 것들이 만나고 섞여 내가 된다. 결국 내가 오래 접하는 것들이 나의 많은 부분을 이룬다. 나도 모르게 재채기 소리는 아버지의 것을 닮고, 식탁 앞에서 같은 반찬에 젓가락을 더 많이 들이민다. 서점에선 결국 내가 계속 읽어오던 분야와 작가들에게 손이간다. 어쩔 수 없다. 그게 사람이다. 나와 자주 만나는-혹은 함께 살 수도 있는- 어떤 사람의 행동이 싫다면서 나는 절대 그 사람처럼 되지 않겠다고 공언하지만 정신차려 보면 내가 경멸하던 그 사람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때가 있다. 보고 배운게 그거니까. 폭력과 욕설로 억압하던 고참을 죽일듯이 미워하던 누군가는..
전화영어를 하고 있다. 매주 화, 목, 밤 10시. 올랜도에 사는 크리스틴과 20분간 비즈니스 교재를 가지고 공부한다. 나는 꽤 불성실한-비자발적으로- 학생으로 엊그제도 늦게 퇴근하는 바람에 길거리에서 전화를 받았다. 책이 없으므로 후리토킹을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힙합음악에 대해서 얘기했지. 나는 요즘 제이콜과 조이 밷애스를 좋아해. 너는 힙합 좋아하니. 어렸을땐 좋아했는데 지금은 별로 안 들어. (줄여서 말하면) 후지거든. 그러더니 옛날엔 자기가 래퍼로서 하고싶은 말, 메시지를 던져주는게 뢥이었는데 요즘은 죄다 돈에 대해서만 말한다고. 그냥 중얼거림(mumbling)같다고 말했다. 허허. 통찰이 있어.하나 곤란한 점은 오늘 니 하루는 어땠니? 라고 매번 묻는다는 것. 대한민국의 회사원의 하루가 알고 싶..
3월에 전업을 시작했고 4월에 회사 다닐 때보다 많은 수익이 났다.와. 이게 되는구나 싶었다.수익을 정리하며 올해 목표를 거창하게 계좌 더블 만들기로 잡았다.정말 거창한 목표였다.목표라기 보다는 꿈이었다.올해 안에는 더블을 만들어야 그 돈으로 다시 불려서 내년에 결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중간에 느닷없이 취업하는 바람에 잠깐 투자 흐름이 끊겼으나.........그런데 오늘 계좌 수익을 찍어보니 실현수익 기준으로 목표 달성!운용하는 두 계좌 합산 목표 수익률 50% 였는데, 현재 대신계좌 44%, 키움계좌 84% 달성.아직 올해는 세 달이 더 남았는데!!미국 금리인상 우려 여파로 대신 계좌 누적 수익률 50% 돌파 직전에 꺾였으나 우상향 추세는 꺾이지 않았다.일단 일본 금리동결. 미국도 동결예상 하며 ..
일요일 밤엔 셔츠를 다린다. 일부러 그런건 아닌데 항상 잠자리에 들기 2~3시간 전이다. 4개쯤 다리면 한시간이 훌쩍간다. 아 오늘은 그냥 정말 대충대충 다리자 마음을 먹고 다리는데도 시간이 꽤 걸리는 작업이다. 막 취업을 했을 때 가끔은 다리지 않은 셔츠를 입고 가기도 했다. 그런데 꼭 그런 날은 뭔가 움츠러 들었다. 거울을 보면 꼬깃꼬깃한 셔츠가 아웃포커싱 한 것 마냥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어지간 하면 셔츠는 꼭 세탁소에 맡기거나 손수 다린다.물론 입는 셔츠의 절반은 세탁소에 맡긴다. 990원이면 세탁에 다림질까지 해주니 참 좋다. 근데 멍충이들이 카라에 심지가 없거나 카라 스테이가 들어가 있지 않은 셔츠들은 2배(무려!!)의 가격을 요구한다. 드레스 셔츠라고 꼭 다 카라 빳빳한게 아닌데. 부들..
짐 싸는 일에 이제 인이 박힐만도 한데 여전히 이 작업은 내게 쉽지 않다. 고등학교땐 기숙사에서 살아서 주말에만 집을 갔는데 일요일 오후 기숙사에 들어오기 전에 빨아놓은 교복과 속옷, 수건, 여벌 옷들을 망치가방 안에 차곡차곡 챙기는게 일이었다. 대학생이 되어 서울에 올라와서는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월세살이 덕에 기숙사에서 원룸, 쉐어하우스, 선배집 등등으로 옮겨다녀야 했다. 언제나 짐을 풀고 싸는게 싫었고, 미루다 미루다 결국 지금처럼 새벽녘에야 마무리를 했던 것 같다. 토론토에 워킹홀리데이를 가서도 1년 동안 4번쯤 이사를 한 것 같다. 캐리어하나랑 이민가방 하나였던 짐은 나의 편집증과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 만나 자가증식하더니 승용차 한 대 분량이 되었다. 그 짐을 잔뜩 끌어안고 4번이나 이사를 했..
날씨가 무섭다. 세상을 태워버릴듯 더웠던게 불과 며칠 전인데 오늘은 긴팔을 입고 나왔는데도 쌀쌀하다. 출퇴근길의 더위에 지쳐 차를 사고 싶다고 말했던게 머쓱할 정도다. 몸도 아직 적응을 못했는지 연신 재채기가 나온다. 새파랗던 하늘에 구름이 드리우더니 비까지 떨어진다. 대학교 후배와 늦은 브런치를 먹고 까페에서 얘기를 하다 후배를 보내고 혼자 남았다. 혼자 남은 오후가 한가롭다. 책 읽으려고 이북도 들고 오고, 차트라도 볼려고 랩탑도 들고 왔는데 이런 여유로운 오후에 머릿속으로 뭔가를 집어 넣기가 싫어졌다. 쓸 것들이 많은데 쓰는 것도 오늘은 좀 내키지 않아서 주절주절.
얼레벌레 다시 회사원이 되고 벌써 입사한지 한 달째, 그리고 첫 월급날. 아직은 수습기간이라 90%를 받았는데도 월급의 앞자리가 바뀌었다. 우리 회사 짱. 거기에 주식 농사도 올해는 풍작이다. 지난달은 주식 투자를 시작한 이후 최고 수익을 올렸는데 이번 달엔 오늘 받은 월급만큼 실현수익을 챙겼다. 원랜 100만원 딱 내 생활비만 벌자가 목표였는데 첫 달부터 초과 달성! 연봉 1억이 부럽지 않다!! 둬달 전까지만해도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여자친구와 술을 마시며 불안한 맘을 숨긴채 "열심히 살고 있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지!"라며 애써 웃으며 서로를 위로했는데. 8년만에 처음으로 명품백(무려!)도 사줘보고, 앞자리가 바뀐 월급 잔고를 뿌듯해하고, 항상 유머와 칭찬으로 날 대해주는 팀장님과 팀원들을 만나다니. 인생..
전업투자자로 5개월을 살았다. 오늘은 그중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날이고, 이번주는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주이고, 이번 달은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달이다. 그런데 어떻게 하다보니 전업투자자로서의 마지막 날이다. 취업을 했다. 번갯불에 콩구워 먹듯이. 이상하게 끌리는 채용공고가 있었다. 자소서 항목이 까다롭진 않았지만 마지막 날까지 미루고 미뤘다. 마감 한시간 전까지 난 전전긍긍했고, 다른 자소서 처럼 그냥 제껴 버릴까 하다가 마지못해 꾸역꾸역 쓰고, 붙여넣고, 잘라냈다. 지난 주엔가 서류합격을 했다고 문자를 받았다. 그러곤 면접을 봤고 합격. 엊그제 최종면접이 있었다. 보고 와서 부리나케 거래를 시작했다. 그러더니 전화가 왔다. 합격이라고. 으잉? 어쨌든 다시 직업이 생겼다. 원하던 것처럼 증권회..
구차한 변명 먼저 좀 하자면 나는 식당이든, 상점이든 어디서든 일하시는 분들께 도움을 받거나 가게를 나갈 때 무조건 인사를 한다. 그리고 최대한 공손하고, 예의있게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뭐 성인군자라서 그러는게 아니다. 언젠가 다른 글에도 쓴 적이 있지만 대학생때 주차장에서 일했을 때의 경험때문이다. 오자마자 막말을 하고, 조금 수틀리면 욕을 하는 잡놈들이 있는가 하면, 어머니뻘, 할아버지뻘 되시는 분들이 꼬박꼬박 존대를 하시며 볼때마다 먹을껄 챙겨주시던 분도 있었다. 그때 그렇게 대해주셨던 분들에게 감동을 받아서 나도 꼭 그렇게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해 왔다. 근데 오늘 나는 딱 내가 싫어하는 그런 부류의 인간처럼 행동했다. 종종 들르는 염창역 스타벅스에서 그란데 사이즈 아이스라떼를 주문하고, 통신사..
어른이 되었구나 자각한게 언제일까 생각해 봤다.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렌트카인지 회사차인지 모를 차에 여자친구를 태우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던 찰나였던 것 같다. 아마도 취직하고 첫 여름휴가 때였나. 그냥 그랬다. 내가 운전하고, 여자친구가 옆에 타고 있는게 마치 내가 성공한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부모님이 준 용돈이 아닌 내가 번 돈으로, 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비록 내 차는 아니지만- 여행을 간다는 건 정말 설레고 기쁜 일이었다. 나도 여자친구도 설레고 들떴었다. 명색이 어른인데 나의 꼬락서니가 참 한심하다고 느껴졌을 때를 꼽아봤다. 사실 요즘 자주 있는 일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변변치 않은 반찬 몇가지로 밥상을 차릴 때다. 토론토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할 때도 그랬던 적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