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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화자
정신이 피폐해지니 글이 생각났다. 흠뻑빠질 수 있는 재미있는 글을 읽고 싶었고, 무작정 쓰고 싶었다. 글다운 글을 써본게 언젠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그간 글을 안 쓰려던건 아니었다. 썼다 지웠고, 저장해둔 줄 알았으나 날라간 글이 몇 있었다. 아무튼 제대로 쓴 글은 없었다. 그나마 조금씩이라도 배설하던 이곳에도 일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개점 휴업의 간판도 없이 내팽개쳤다.무엇인가를 안 하려던 것은 아니다. 머릿속엔 항상 뭘 해볼까, 뭘 해야할까를 생각했다. 머릿 속으로는 온갖 유튜브 컨텐츠와 팟캐스트를 기획했다. 머릿속으로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주말엔 잤고, 가끔 운동을 했다. 한 달에 한 두권 책을 읽었지만, 관성처럼 습관처럼 읽는 것이었지 뭐 특별할게 없었다. 사회 이..
쓰려던 단편 소설이 있었다. 아침마다 지나치던 동네 미용실 앞, 동도 트기 전의 새벽에 허름한 미용실 계단에 앉아 담패를 피던 노파를 보면서 말이다. 수 많은 주름과 유분기 하나 없는 거칠고 검버섯 오른 피부는 '늙었다'는 느낌만 줄 뿐 나이를 헤아릴 수 없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처럼 내뱉는 마른 기침, 동시에 노파의 손에 들린 담배를 보며 저 사람에게 생이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노파는 그 곳에 있었다. 앉은 자리에는 재털이나 혹은 담배가. 미용실 주인인 딸이 쥐어졌을 법한 두유팩이 있었다. 촛점없는 눈으로 어딘가를 바라봤고 나는 매번 아무렇지 않게 그 노파를 지나쳤다. 언제나 손에 들린 담배를 보며, 생을 태우고 있는 것인가, 죽음을 태우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렇게 몇개월을 지나쳤..
결혼을 한다.어제는 우리가 같이 살 집을 계약했다.수중엔 가져본 적도 없는, 본 적도 없는 금액이 계약서에 적혀 있었다.아직 다 공사가 끝나지도 않은 아파트를 찾던 아버지의 마음이 이런 것이었을까.우리가 입주할 집에 들어가 창 밖을 내다보고 세간 살이가 들어갈 곳의 치수를 쟀다.오빠 이제 우리 어른인가?그러게 우리 이제 어른인가 보다. 얼굴엔 앳된 모습이 사라진 지 오래고, 이십대에 가슴에 품었던 뭔지 모를 뜨거운 것들도 이젠 없다.다른 것 보다 내 몸이 편했으면 하고, 내 가족이 건강했으면 좋겠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마음이 앞선다. 바쁘고 피곤하단 핑계로 책을 읽지 않고,3세계 음악까지 찾아듣던 나의 플레이리스트는 몇몇 이슈가 되는 노래들과 쇼미더머니가 채웠다.일년 내내 빠뜨리지 않고 보던 무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