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화자

10월 17일. 본문

사사로운 공간/ijuswanaseing

10월 17일.

영원한 화자 2018. 10. 18. 00:36

12시가 되기 전 쓰고 싶었으나 운동하고 돌아와 아내와 티비를 보며 맥주를 마시느라 늦었다.


아내가 아프다. 지난 주말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하더니 심한 목감기에 걸렸다. 기침이 너무 심해 나도 아내가 신경 쓰이고 아내도 내가 못잘까봐 신경쓰여 각방 신세를 지고 있다. 오히려 잔병치레를 하는 건 내쪽이었는데 아내가 힘들어하는 걸 보고 있으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아내도 내 맘 같았겠지. 아프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맥주를 마셨다. 어젠 오랜만에 꿀잠을 잤다.


뭐라도 써보자, 라는 다짐을 하고 나서는 온통 글쓰기에 대한 생각 뿐이다. 그러고나니 온몸에 피가 돌고,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다. 그중에서도 강원국 작가의 인터뷰나 팟캐스트 출연분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평소 막연하게 내가 생각하던 부분들을 글쓰기의 도구로 활용하라며 조언해주었다. 지금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집중해서 쓸 수는 없지만 꼭 그가 조언한대로 해봐야겠다.


이십대의 나는 '입신양명'이 목표였으나 첫 직장을 뛰쳐 나오고 그리 순탄치는 않은 곡절을 겪으며 결국에 가장 중요한건 나와 내가 사람하는 사람들의 행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투자를 하던 어느날 이던가 그냥 무작정 울고 싶었는데 그때 봤던 영화가 <행복을 찾아서>였다. 윌스미스가 아들을 보호소에 맡기고 돌아서는 장면에서 꺼이꺼이 울었다. 정말 울고싶은 만큼을 울었던 것 같다. 그 영화를 보고 나서 포스트잇에 '나의 행복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서 살자'라고 써붙이고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 짧은 전업투자의 생활을 마치고 다시 평범한 회사원으로 복귀했고, 어느새 2년이 흘렀다. 이십대의 나는 '입신양명'을 바라보며 성공한 삶을 사는 사람이 되길 원했지만 그저 지금은 평온하고 행복한 사람이 되길 바랄 뿐이다. 돈은 그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수단 중의 하나더라. 이제는 무얼해서 돈을 벌더라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과 글을 쓰고 사랑하는 가족과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많다면. 아마 1년 안에는 이런 생각 안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것 같다. 아무튼 지금 이리저리 부딪치고 있지만 우리는 결국 '행복을 찾아서' 가고있다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