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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화자
다래끼 본문
다래끼가 나기 시작한 것은 입사후 1~2주나 흘렀을까. 병원에 다녀와서 그냥 약을 먹었다. 낫겠거니 했다. 그러고 나서 또 2주 정도 흘렀을까, 반대쪽 눈에 다래끼가 낫고 이번엔 좀 심하다 싶어 병원에 가서 째버렸다. 그러고 나서 또 반대쪽 눈으로 옮겨간 다래끼. 땡땡 부은 눈을 짜냈더니 염증이 주르륵. 얼마 후에 또 다래끼가 나서 병원에가서 또 째고. 11월은 좀 그냥 지나가더니만 아이고 해가 바뀌는게 아쉬웠던지 맨처음 났던 다래끼 자리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뭔가 몽글몽글하게 남아있더니 그게 또 12월 내 술을 좀 마셔댔더니 기어코 땡땡부었다. 오늘도 병원행. 오랫동안 놔둔 탓인지 염증이 굳어버려 긁어냈다. 세번째 애꾸눈이 되어 나타난 나에게 차장님은 웃으면서 이 정도면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고, 옆에 있는 대리님은 안 씻는거 아니냐고했다. 허허. 그렇습니다. 나도 죽겠습니다. 반년 동안 다래끼만 다섯번, 병원에서 짼게 3번. 평생 날 다래끼가 다 몰아서 나고 있는듯 하다.
갑자기 신체리듬이 바뀌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내 7월 마지막주 전까지 반년간의 내 생활패턴은 8시 기상, 오후 3시 30분 장 마감 이후엔 약간의 낮잠 혹은 운동이었다. 오락프로를 틀어놓고 마시던 맥주 한 두캔 정도가 다 였다. 그런데 지금은 6시 30분 기상에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빨라야 밤 8시. 일주일에 한번 하면 많이 하는 운동. 주말엔 1~2시까지 취침이다. 생각해보니 올해 주말엔 거의 자전거를 탔던 것 같다.
피로 앞에 모든게 뒤로 밀려났다. 기록도, 독서도, 글쓰기도. 피로와 스트레스를 보상받으려는 소비만이 날 허무하게 지탱했다. 그마저도 빚쟁이처럼 따박따박 날라오는 카드값 문자에 허탈할 뿐. 그저 그런 회사원은 되지 말자고 다짐하고 되뇌이이지만 피로 앞에 장사가 없구나.
이제 적응은 끝났다. 적응만 끝나면 밀려난 내 삶을 앞으로 끄집어 내야겠다. 스마트폰은 좀 내려놓고 말이다.
2017년의 결산은 이번주와 1월 초를 활용해 틈틈히 기록해야겠다. 어찌됐든 여러모로 나에게 변곡점이 된 한 해니까 더 꼼꼼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