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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화자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 나의 근황. 본문
1. 기타노 다케시의 에세이를 읽고 있다. 직업이 무엇이든 간에 한 분야에서 남다른 두각을 나타낸 사람의 연륜(혹은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다해도)과 혜안은 비루한 이 삶을 반성케 한다. 그 주제가 뭐든 간에.
"요즘에는 말이 죽어가고 있다. 말이 죽어간다는 것은 사고가 죽어간다는 뜻이다. 최근에 유행하는 노래를 듣고 있으면 왠지 무서워진다. '내가 있으니 너도 안심이지' 라든가 '이제 무섭지 않지' 라든가, '널 지켜줄게' 등. 시시한 가사들만 먹히고 있다. 너희들은 언제부터 국민고충처리위원이 된 거냐."
더 옮겨 적고 싶은 문장들이 많지만 일단 여기까지. 일본 최고의 만담꾼 아니랄까봐 재치는 물론 혜안과 날카로움이 번득이는 문장이 많다.
2. 서울 복귀. 6주 간의 교육을 마치고 지난 달 말 서울로 돌아왔다. 봄에 내려갔는데 계절이 바뀌어서 올라와 도대체가 낯설었다. 새로운 것을 접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주거만은 안정돼야하는 나의 습성은 여전했다. 비좁고 지저분해도 어쨌든 내 방이 최고다.
3. 나의 블로그를 우연찮게 훔쳐보게 된 "가족처럼 지내는 선배 누나"가 임신을 했다. 오랜만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술을 누구보다 사랑하던 그녀가 술을 받지 않았을 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엄마는 위대하다. 그 사랑하던 술을 입에 대지 않고 바라만 보다니. 모유수유가 끝날 때까지 술을 먹지 못한다는데. 엄마는 위대하다. 누나가 얼마나 술을 사랑하는 사람인지 알기 때문에 모유수유가 끝나는 날 내가 대접할 수 있는 제일 좋은 술과 안주를 사 드려야겠다.
4. If you are the smartest person in the room, you are in the wrong room. 얼마 전 뒷통수가 뜨끔했던 말이다. 나는 그리 똑똑한 사람이 아니지만 똑똑한 사람을 존경하며, 배우고, 따르고 싶은 사람이다. 그러나 이곳엔 그런 사람이 없다. 잘못된 제도와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난무한다.내가 배우지 못하고 성장하지 못할 곳엔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5. 요즘은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살을 찌우기 위해서고 좁은 어깨를 넓히고 체력을 보강하기 위한 것이다. 10시간, 12시간의 격무에 운동이라도 하지 않으면 1~2년 안에 내 몸은 기능을 다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을 하며 몸의 근육을 단련하고 강화시키는 만큼 생각의 근육을 키우고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논리적 사고 훈련을 꾸준히 하고, 진득하게 고민할 줄 알아야한다. 메신저와 스마트폰이 조급성을 부추긴다. 손으로 쓰고, 두껍고 어려운 책을 읽으며 고민하고 이해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체된다. 지금있는 곳이 낮은 곳일진 몰라도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밟을 수 있는 근육을 만들어야 한다. 언어든 지식이든 꾸준히 하자.
6. 하반기 최고의 소설은 성석제의 <투명인간>이 될 것이다. 이제는 정말로 좀 돌아봐야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복고'나 '추억'으로서가 아니라 '반성'과 '회고'가 되어야 한다. <투명인간>은 그런 일에 마중물이 될만한 소설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