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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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로운 공간/ijuswanaseing

근황.

영원한 화자 2014. 6. 7. 01:19

요 몇 주간 나의 근황.


1. 공장이 있는 충북 모처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이라 썼지만 나의 꼴은 꼭 꿔다 놓은 보릿자루를 방불케한다. '교육'이라지만 각 팀에 떠넘겨진 짐과 같다. 시골이다보니 대중교통이 참 부실하다. 20분을 서 있었지만 택시 한 대가 보이질 않았다. 뭐 그런 곳. 일 아니면 딱히 할만한 게 없는 곳. 덕분에 퇴근을 하면 씻고 책 읽는게 낙이다. 그간 사 모은 김연수의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고, 전공서적 같은 <총, 균, 쇠>와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 노트>를 갖다 놨다. 서울로 돌아오기 전까지 양껏 읽는게 목표다.


2.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를 읽었다. 그 무엇보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그의 글이다. 글을 쓰고 싶다, 써야 한다, 쓰고 싶다는 버릇과 같은 말은 안 하니만 못한 것이다. 그리고 그도 뭐라도 쓰라고 했다. 쓸게 없다면 쓸게 없다는 걸 쓰라고 했다. 다행히도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곳곳엔 쓰다만 글감들이 있어 다행이다. 일주일에 한 두 번은 필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렇게 권했다. 


3. 새로운 회사를 찾아야겠다. 양심에 찔리는 일은 하고 싶지도 않고, 재미없는 일은 더더욱 하기 싫다. 흥이 나질 않는다. 언젠가 트위터에도 썼지만 업으로 삼아야하는 일이 재밌지 않은 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겨우 한 달이 좀 넘었지만 어느 구석에서도 재미나 성취감을 찾을 수 없다. 이 회사를 가도 저 회사를 가도 힘들다면, 일을 하면서 내가 재밌고 보람이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4. 봄은 소리 없이 가고, 겨울은 의기양양하게 찾아온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고. 내 20대도 이제 반년이 채 남지 않았구나. 뭘 해야할까. 다른 것은 다 필요없고, 조용하고 공기 맑은 곳에서 좋은 음악으 들으면서 영화보고 음악듣고 맥주나 마시면서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 조곤조곤 담소나 나누고 싶다. 그러나 impossible. 


5. 서울에서 재수를 하는 막내동생을 만나서 밥을 먹고 차를 마셨다. 문득 동생이 맞을 찬란할 대학생할과 젊음이 부러웠다. 지금은 어두운 터널에서 허우적 대고 있지만 조금만 참고 반년 뒤엔 남들 보다 조금 늦은 만큼 더 열심히 너의 20대를 만끽하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