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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화자
멜랑꼴릿. 본문
과학적으로다가 아니 뭐랄까 본능적으로랄까 밤이 되면 인간이 더 멜랑꼴리-이 단어의 기원과 정확한 뉘앙스는 모르겠지만 어쨌든-해진다고 한다. 하여, 밤에 쓴 연애편지를 낮에 다시 읽는다면 100프로는 장담못하고 90프로는 보내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난 지금의 여자친구에게 무한한 구애(?)를 펼치던 군대에서, 밤에 쓴 편지는 퇴고고 자시고 할것도 없이 바로 입구를 봉해버리고 보내버렸다. 쨌든 한국땅은 오후 3시 25분을 달릴 지금 이역만리 타국땅에서 새벽 2시 26분을 보내는 나는 조금 멜랑꼴릿해져 있다고나 할까. 당최 뭔소린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느새 25살이 되었다. 가장 아름다운 20대의 2년을 군대에서 보내고 사회란 곳으로 돌아오고나니 난 결코 어린 사내놈이 아니었다. 20살 대학에들어와 허겁지겁 적응하려다 뭔가 내가 상상했던 그런 곳이 아니어서 가열찬 괴리감을 느끼고 겉돌았으며, 21살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보려 했지만, 뭔가 여튼 이노무 사회란 곳은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허겁지겁 군대 2년도 요란뻑쩍지근하게 마치고 돌아오고 나와 군대에서 손오공의 원기옥 처럼 모으고 모은 공부에 대한 욕구를 양껏 펼쳤지만 역시 안되는 놈은 안된다고 역대 최저학점을 기록하고 좌절. 이것저것 해본답시고 깝치다가 모아니면 도라 생각했는대 개같이 개가 나왔다. 그러다 발견한 캐나다로의 도피를 선택하고 여기서 그동안의 내 20대를 고즈넉히 바라보고 있다, 고 말하고 싶지만 워낙 uptight한-배운 단어는 써먹어줘야 맛이니까-놀아도 참 남들처럼 짐승처럼 놀지 못하고 있다.
놀고 먹은지 어언 두 달. 놀고 먹는것도 공부라 여기고 열심히 놀고 있는데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 남들보다 4년을 야무지게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좀 이젠 정말 민영의 말대로 좀 방탕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든다. 인생 한 방인데 그렇게 살아봐야 나만 피곤할테니까. 이렇게 말해놔도 천성이 그렇게 생겨먹은지라 안절부절하며 놀테지만 그래도 방탕해지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래서인지 그 동안 눌러놨던 DJing에 대한 꿈이 스멀스멀 다시 올라온다. 여튼 양껏 재밌게 즐겁게 후회하지 않게 놀고 즐기고 가야겠다. 하하하 이게 무슨 25살의 글이야. 아직도 난 어리다.
p.s 수업시간에 이름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난 세울 건 (建)에 보배 진(珍)자를 쓰는데 이게 "모든 계획을 잘 세워서 보배로운 사람이 되어라"라는 뜻이다. 참 무섭고도 신기한게 정말 이름대로 그런 사람이 되었다는 거다. 보배로운 사람이 되었는지 아닌지는 관뚜껑 닫을 때 생각해야겠지만 여튼. 난 그런 사람이 되버렸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뿅.
색감이 몹시도 맘에드는 내 똑딱이. @wood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