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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화자
이등병의 편지. 본문
"풀 한 포기, 친구 얼굴, 모든 것이 새롭다"던 가사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쓸 수 없는 그런 가사다. 근데 난 그 느낌을 전역하기 전날에도 느꼈다. 주황색 활동복에 깔깔이를 껴입고 마지막으로 막사와 포상주변을 돌아보는데, 풀 한 포기는 물론 내 2년을 보낸 수송막사, 포차, 내가 끌고 다녔던 포, 무슨 일만 있으면 가져오라고 외치던 '함마'까지 모든 게 새로워서 코끝이 찡하더니, 급기야 영하의 날씨덕에 콧물이 줄줄 흘렀다.
어두 컴컴한 내무실에 들어와 내 나이의 두 배는 족히 넘는 녹슨 철제 관물대에 기대, 멍하니 티비를 바라보는데, 2년의 시간이 파노라마 처럼 머릿속을 휘저었다. 그토록 그리던 전역인데 시원한 맘보다는 섭섭한 맘이 앞서던 날이었다.
흐리멍텅해진 날 붙잡기위해 그 때 쓴 일기 몇 장을 읽었다. 예비군 4년차라는 게 믿기지 않을만큼 시간은 빠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