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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화자
캐나다 후비기 시작. 본문
해외라곤 제주도밖에 가보지 않은 촌놈의 출국준비는 녹록치 않았다. 알츠하이머병에 준하는 건망증과 덤벙거림과 칠칠맞음이란. 아버지는 그 정신머리로 거기가서 어떻게 살꺼냐고 했다. 나도 동감하는 바이다. 오버차지를 낼 생각으로 짐을 꾸렸는데 어딜가든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는 성격은 해외출국에서도 여전하다니 나란 놈도 참.
미처 인사를 다 하지 못했다. 아니 인사를 하고 얼굴을 맞댈 시간이 없었다. 토익 시험이 끝나고 집에 내려가고 볼 일보고 하니 어느새 출국일이었다. 묵혀둔 치과치료가 끝끝내 속을 썩여 하루만에 군산-서울을 반복하는 뻘짓을 했더니 더더욱 겨를이 없었다.
연락하지 않다가 나 이제 갑니다. 안녕히 계슈. 하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드는게 멋쩍기도 했다. 뭐 다들 그렇게 하지만 그래도 멋쩍고 어색한건 질색이니까. 그렇지만 다들 한번쯤은 보고싶어질지도 모른다. 군대에서처럼 말이다. 여튼 다들 잘 지내고 건강하길 바란다. 4학년 내 친구들은 건강안해도 되고, 잘 안지내도 되니까 취직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김미뇽이. 나 보고 싶다고 눈물 뚝뚝 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길바닥에서 주먹으로 발로 뚜드러 맞는 일은 없겠지만서도 그래도 김미뇽이의 구타가 그리울 것 같다. 뭐든지 오물오물 야무지게 먹는 그 작은 입도. 혼자만 서너개씩 갖고다니는 쌍꺼풀도. 진한 갈색눈동자도. 토마스처럼 귀여운 볼따구도. 모두. 아프지말고, 예쁘게, 씩씩하게 있었으면 좋겠다.
콜밴 오기 두 시간 전이다.
공허한 마음에 정신 머리없이 또 컴퓨터질이다.
다들 안녕.
bgm은 공항가는길. 낄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