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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화자
목요일 밤. 본문
주사파에게 목요일 밤은 금요일 밤과 같다. 특히 해석&요약 과제와 영작 에세이 제출이 있는 날이라 나의 경우엔 그 해방감이 더 크다. 어차피 두 개의 과제를 또 받아들겠지만 금토일은 온전히 내 시간이 되기에 어찌됐든 기분이 좋다. 바쁘다, 바쁘다하지만 결국엔 일들을 다 미루고 미뤄 결국엔 시간에 밀려 행동하고 있다.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만성이 돼버렸다. 집, 도서관, 전산실, 강의실을 전전하는 생활. 학점에 쫓겨 꾸역꾸역 뭔가를 써대고, 평가를 받고, 책을 읽고. 이번 학기는 그냥 공부만 하고 책만 읽자 했는데, 논문이 끝나자마자 또 공모전을 시작했다. 막바지에 이르고 있지만 역시 마음의 여유가 하나도 없는 요즘이다.
동아리 세미나를 끝내고 집에 돌아와 허겁지겁 고픈 배를 채우고는 잠깐 누워있는 다는 게 4시간을 자버렸다. 주중 내내 쌓인 긴장과 스트레스가 무너지는 순간이다. 눈을 떴더니 불도 켜놓고, 불편한 자세로 누워 있었다. 책상과 침대와 바닥에 너저분하게 늘어져 있는 책, 프린트, 논문, 신문더미들. 와중에 수능을 본 고3 수험생이 투신했다는 기사를 본다. 니들이 핑크빛 상상을 가지고 대학에 와도, 서울에 올라와도 현실은 지금 내 모습과 같단다 얘들아, 라고 말해주고 싶다.
결국엔 또 새벽 세시 익숙한 오토바이 소리를 듣는다. 쓰레기를 치워주시는 분들이다. 곧 있으면 신문 배달 하시는 분의 오토바이 소리가 들려오겠지. 난 또 나를 자조하며 눈을 감겠지. 뒤척이겠지. 이렇게 살아 뭐하나 싶다.
11월 1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