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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에서 남미 여행 준비하기. 본문

사사로운 공간/여행할 권리

토론토에서 남미 여행 준비하기.

영원한 화자 2011. 4. 4. 05:57


토론토로 어학연수나 워킹홀리데이를 온 사람들이라면 남미여행은 누구나 다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거다. 내가 토론토를 선택한 이유도 워홀을 마치고 난 뒤 여행을 위한 지리적 이점 때문이었다. 미국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동부를 버스로 여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프렌치 캐나다, 그리고 남미, 거기에 유럽까지 한국에 비해 훨씬 저렴한 예산으로 여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프렌치 캐나다는 가깝기 때문에 당연히 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유럽과 남미는 막판까지 날 고민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그런데 요즘은 한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싼 비행기편도 많이 나오는데다, 시쳇말로 개나 소나 다 가는 게 유럽배낭여행이므로 언젠간 나도 그 개나 소의 무리에 합류할 수 있을꺼란 빌어먹을 안도감을 가지며 남미행을 결심했다.


1. 비행기 티켓!
가장 먼저 해결해야 될 것이 어떤 나라로 들어가고 어떤 나라에서 출국을 할 것인지다. 세계일주 카페로  잘 알려진 '오불여행자'를 보면 보통 페루의 수도 리마로 in을 해서 아르헨티나의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나온다던지 아니면 상파울로나 리우에서 아웃하는게 일반적인 코스인 것 같다. 그러나 남미의 땅덩어리가 워낙 크다보니 한 두 달의 일정으론 도저히 소화하는게 불가능하다. 큼직큼직한 것들만 보고, 남미 대륙 내에서 비행기로 이동을 한다면 가능하겠지만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게 비행기 이동은 사치이므로 난 과감히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제외했다. 워낙 땅덩어리도 크거니와 남미국가들중에서도 물가가 비싼편이고 최대 한 달 반의 여행을 생각했던 내가 소화할 수 없는 스케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에콰도르의 수도인 끼또로 in을하고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out을 하는 티켓을 찾기 시작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토론토에서가 아닌 뉴욕의 JFK에서 출발을 하고 관심도 없던 칠레의 산티아고에서 out을 하는 여정을 택한것은 순전히 티켓 가격때문이었다. 보통 비행기 티켓 예약사이트 중 expedia를 많이 추천하는데 내가 알아본 바로는 제일 비싸다. 같은 여정 최대 200불 비싸게 뜬 적도 있다. 비행기 가격은 사이트별, 항공사별, 기간별, 여정별로 가격이 들쭉날쭉-최대 200~300불까지-하므로 많이 알아본 사람이 저렴한 항공권 사이트를 살 수 있다. 특히 출발, 도착지에 따라서도 가격 차가 많이 나는데 내가 예매한 티켓은 JFK-UIO, SCL-YYZ 인데 웃긴 게 돌아오는 나라를 토론토가 아닌 뉴욕으로 했을 때는 지리적으로 훨씬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100달러가 더 비쌌다. 거기에 애초에 out하려던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즈의 티켓가격은 1000달러에 육박했다. 라파즈로 들어가는 비행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산티아고는 남미 주요 국제공항 중 하나이기 때문에 티켓가격도 훨씬 쌌다.
오불당에서 주로 추천하는 루트 또한 최선의 비행기 가격을 고려한듯 하다.

내가 예매를 한 사이트는 www.travelocity.com 라는 사이튼데 내 여정뿐만 아니라 무작위로 검색을 했을때에도 다른 사이트들 보다 최소 몇 십불부터 최대 200불까지 싸게 검색이되었다. kayak.com 같은 사이트는 가격비교를 할 수 있고, tripadvisor.com 도 나쁘지 않다. 호텔에서 묵고자 한다면 dealbase.com을 통해서 예매하면 저렴한 가격에 예약할 수 있다.


2. 물품 준비하기.
배낭여행자라면 큼지막한 백팩과 트래킹 슈즈를 떠올리게 된다. 물론 토론토에서도 다 구매할 수 있고, 괜찮은 샵들이 여럿있다. 대표적으로 400 king st west에 있는 마운틴 이큅먼트 매장을 가면 모든 것을 한방에 다 해결가능하다. 그러나 내가 토론토에서 물품을 준비하지 않은 이유는 미국의 최대 1.5배에 달하는 가격과 13프로의 미친 세금때문이었다. 배낭, 신발, 옷 몇 벌을 미국에 있는 매장이나 미국 베이스의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해서 400불정도에 모든 것을 준비할 수 있었지만 동일한 물품을 캐나다에서 샀다면 적어도 600불은 들었을 것이다. 다행이 난 보스턴에 군대동기가 있어서 겸사겸사 보스턴으로 배낭과 신발을 주문했고 보스턴에 가서 구글에서 찾은 아웃도어 샵에 가서 더 필요한 물품을 샀다. 보스턴은
의복류에는 200달러까지 택스가 붙지 않아 더 이득이었다.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가 있으니까 미국사이트에서 토론토로 주문을하면 세금이 없는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NAFTA는 북미내에서 생산된 제품만 무관세가 적용이 된다. 대부분의 공상품이 중국에서 생산되는 걸 감안하면 당연히 미국사이트에서 주문을 하면 관세를 때려맞게 된다. 관세는 정해진 게 아니라 거의 임의로 맞게되며, 거기에 배송회사가 대신 관세를 납부하고 물건을 가져오기 때문에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생겨 캐나다에서 사는 것보다 더 비싼 경우가 발생된다고 한다.

혹시나 나처럼 보스턴을 들릴 사람들이 있다면 North Station의 근처에 있는 Hilton tent city라는 샵을 추천한다. 좀 허접하지만 온라인으로 주문가능한 자체 사이트도 가지고 있다. 온라인 아웃도어 샵으로 유명한 moosejaw.com이나 backcounry.com 과 비슷하거나 좀 더 싼 것 같다. 

뉴욕에서 out을 한다면 맨해튼 근처의 아웃도어샵에서 직접 매보고 신어보고 입어보고 사는 것도 좋다. 택스도 토론토에 비해 낮은데다 기본 가격도 캐나다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백패킹 자체가 버스 이동이 많고, 많이 걷기 때문에 옷이나 가방, 신발이 매우 중요하다. 나도 맘에 들었던 신발을 일부러 5mm를 크게 주문했는데도 불구하고 살짝 작아서 고생하고 있다. 가방 같은 경우도 아무리 좋은 브랜드의 제품이라도 자신의 체형이나 취향에 맞지 않으면 계속 고생한다. 

첨언하자면 가방은 클 수록 좋다. Osprey의 Kestrel 48리터 모델을 사려다 혹시나 해서 58리터 모델을 샀는데 48리터 짜리를 샀으면 큰일 날뻔했다. 백팩커가 무슨 짐이 늘겠어 생각했으나 막상 와보니 질 좋고 값싸고 예쁜 것들이 너무 많다. 어제는 남미 최대의 전통시장이라는 오따발로에 갔다왔는데 값싸고 질좋은 알파카 제품과 색감이 너무 예쁜 직물 공예품과, 기념품으로 좋을만한 여러 수공예품이 널려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짐은 줄이면 줄일 수록 좋고 가방은 크면 클수록-그렇다고 너무 큰 건 말 그대로 '짐'이다-좋을 것 같다.


나는 에콰도르-페루-볼리비아-칠레를 45일동안 여행할 예정이지만 올 예정인 사람들이라면 돈과 시간을 좀 더 투자해서 적어도 3개월은 하는 게 좋겠다 싶다. 겨우 여행시작한 지 일주일 되었지만 한 도시에서 2~3일 머무르는 건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적어도 5일 이상은 머물러야 그 도시를 온전히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머무르고 있는 끼또만 해도 갈 곳이 너무 많다. 일정상 다른도시로 이동해야 하지만 감기에 걸린 탓도 있고 아직 보지 못한 것이 많아서 이틀 더 머무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