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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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저것/진실 혹은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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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화자 2017. 2. 3. 23:21

술이 불콰하게 달아오른 그녀는 오늘 소개팅한 그 남자가 맘에 들었다.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으로 가득 찬 9호선 안에서 그녀는 남자에게 스키장에서 넘어진 얘기를 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남들 보다 적어도 세 배 이상은 컸다.

적당하게 마신 술과 맘에 드는 이성이 옆에 있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하하핫.

남자는 어색하게 맞장구를 쳐줬다.

쉴새 없이 스키장에 다녀온 일, 오늘 회사에서 일어난 일, 어제 먹은 점심밥에 대한 이야기가 9호선 안에 울려펴졌다.

내 목적지인 종착역에서 그들도 내렸다.

여자는 계속 불콰한 얼굴로 남자를 향해 웃으며 길을 앞장섰다.

어색해하며 남자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나도 취해서 비틀비틀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