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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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쉽사리.

영원한 화자 2015. 1. 25. 02:04

1. 바뀌지 않는다. 천성은 버릴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변하지 않나보다. 재작년 8월 이사를 하며 사는 곳을 바꿨으니 나를, 그리고 내 습관을 바꾸자 천명(!)했건만 지금의 나는 그대로다. 너저분한 책상과 방구석들. 집이 좁다고 핑계를 대고 합리화 하며 더 넓은 집을 찾고 있다.


2. 3주째 집을 찾고 있다. 의식주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모래솏에 두 손을 모두 넣어 투닥투닥 든든한 두꺼비 집을 짓듯, 쉽게 찾아지면 어디가 덧나려나. 찬바람에 목이 붓고, 추접스런 콧물이 앞을 가린다. 이쯤되면 내 팔자에 없는 역마살도 생기겠나 싶다. 그럼 어디 나도 엄니에게 엿판을 하나 짜달라고 해볼까나. '먹고, 사는, 일'은 쉽지 않다.


3. 올해는 책을 좀 많이 읽자고 다짐했건만 집 구하기라는 변수에 읽던 책들이 모두 제자리 걸음이다. 이럴 때 제일 답답하다. 하지 못한 숙제를 가방 속에 넣고 학교를 왔다갔다 하는데 제출일이 임박하고 있는 기분이다. 봐야겠다며 염불을 외우듯이 한 영화들은 이미 극장에서 내린지 오래되었다. 나는 어쩌면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국가대표 선수인지도. 합리화 대장인지도.


4. 사실 워드프레스로 이사가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티스토리와 워낙 달라 초반 세팅에도 애를 먹고 있다. 내 블로그와 번역스터디 블로그 두개를 만들어야 하는데 인터페이스를 바꾸고 사용법을 익히는 것 모두 진도가 더디다. 내가 하겠노라고 호언장담했는데. 티스토리를 시작한지도 7년이 다 되었으니 다른 건 이질감이 느껴질만도 하지.


5.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나의 근황, 이라 적고 나중에 기억하기 위한 메모. 내년이면 미국 법인에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싱숭생숭. 사내 교육을 받고 있는데 이런 불합리적인게 과연 우리 회사답지. (여전히 난 '우리회사'라는 말이 낯설고, 쓰고 싶지 않다.) 영업이익 10%인데 보너스 없는 회사 나와보라 그래. 승질이 뻗쳐서 아주 그냥. 뉴스의 시대 번역은 진짜 한숨이 나온다. 그래서 아직도 다 못읽고 있는겨. 내일은 다 읽고 다른 책으로 뛰어넘자. 자기 앞의 생을 다 읽었다. 1주일 전쯤. 뭐라고 표현해야될까. 음 로맹가리의 작품을 더 읽고 싶다. 회계책 하나만 다 읽고 나면 집+주말엔 본격적으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에 돌입할 생각이다. 어마어마한 양이다. 그렇지만 읽어내고 말겠다!!


어느덧 방문자가 7만을 향해간다.

내 의도와는 다르게 경제관련 포스팅으로 인한 유입이 대부분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난 아무것도 예감할 수 없을 때쯤 넌 나보다 경제학에 관심을 더보이며 날 조금씩 멀리하던 그 어느날, 나는 이 블로그를 닫을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