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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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로운 공간/ijuswanaseing

근황정리.

영원한 화자 2013. 11. 30. 16:03

키보드를 새로 산 기념으로다가 요즘 뜸했던 근황을 정리.


1. 느닷없는 서류합격 통지를 받고 부랴부랴 면접 준비. 하루에 4시간씩 스터디룸에서 모의면접과 피드백을 주고 받았다. 쓸 때도 괜찮은 회산줄은 알았지만 준비하면 준비할 수록 꽤 괜찮은 회사라는 것을 알고 스터디원 모두 때이른 애사심을 갖게 되었다.


2. 면접은 토론면접과 인성면접이었다. 토론면접은 운이 좋아 잘봤다. discuss보다는 debate 형식이었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고 결과까지 서면으로 제출해야하는 형태. 자신이 주장해야하는 조건은 주어진 상태고 그걸 10분 동안 정리해서 45분간의 토론시간 동안 우겨야 한다. 처음엔 아무 생각없이 하다 전략이 없으면 안되겠단 생각이 들어 다른 사람과 내 의견을 엮기 시작했고 그렇게 해서 그 사람의 동의를 얻어냈다. 어찌됐든 6개의 의견중 3개만 선택되니까 한 표라도 더 받아야 내 의견이 선택되니까. 내 전략은 먹혀들었고 결과적으로 4명의 동의를 얻어 두 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았다.

 토론면접이 끝나고 인성면접이었다. Performance Based Interview라고 하는데 내 자소서도 보지 않은 상태인 완전 블라인드 면접이었다. 오직 아는 건 내 이름 석자. 스터디원들에게 미리 정보를 들어 어는 정도 대비는 한 상태였지만 실전과 준비는 역시 하늘과 땅 차이다. 말 하려던 것도 다 말하지 못하고 좀 심도 있는 질문엔 준비해 갔던 답변이 떠오르지 않아 해당업계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에 대해 말했다. 어찌됐든 답변은 했지만 아쉽고 그래서 집에 돌아와 이불킥을 38256번은 한 것 같다.


3. 모 기업에서 하는 job cafe에 갔다. 슬쩍 훑어보러 갔는데 공간도 협소하고 사람도 많아 뭘 해 볼 의욕이 싹 사라졌다. 그러다 인사 담당에게 자기PR 하는 그런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어서 면접 연습도 할 겸 참가했지만 역시 말하려던 것들을 다 말하지 못하고 나옴. 연습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음. 면접관은 참가자가 여자일 때와 남자일 때 반응이 180도 달라 좀 짜증나긴했다. 내가 니네 타이어는 안 산다 샠퀴들아.


4. 신촌 북오프에서 이적의 <지문 사냥꾼>을 2천원에 샀다!


5. 김연수의 신간이 나왔다. 


6. HSK 학원에 다니려고 했는데 아직 등록도 안 했을 뿐더러 어떤 학원을 다닐지 결정하지도 못함. 결정장애인가. 2월 안엔 5급 따야되는데 ㅠㅠ


7. 12월이 오고 있어!!


생각날 때마다 쓰는 느닷없는 여행이야기.



 따뜻한 나라답게 남미는 여기저기 과일천국이다. 동남아(가본적은 없지만)처럼 신기하고 새로운 과일은 없지만 어딜가도 한국에서 먹던 사과와 포도 바나나가 있어 좋았다. 2~3달러를 주면 못 먹고 썩힐만큼 많은 과일무더기를 내 품에 안겨주곤 했다.바나나는 어디서 먹었던 것 보다 맛있었다. 크기가 작은 몽키바나나(?)는 식감이 쫄깃쫄깃한게 떡을 먹는 듯한 맛이랄까. 바나나는 가격이 말도 안되게 싸다. 한 번은 에콰도르에서 바나나 농장 비슷한 곳을 지나다 농장 주인과 어떤 사람이 흥정하는 걸 들었는데 족히 수 백개는 달려있는 바나나 무더기가 2달러에 거래되는 것을 목격하기도. 신기한 것도 이거저거 먹긴 했는데 뭐 에스빠뇰을 알아야 기억을 하지.

 뿌리가 같아서 그런진 몰라도 시장의 풍경도 한국의 그것과 매우 비슷했다. 그 중에 특히 좋았던 것은 저렇게 알록달록한 과일들이 수북히 쌓여있던 모습. 사진을 어떻게 찍어도 뭉실뭉실 귀엽게 나와 연신 찍어대 의도치 않게 여행하면서 찍은 시장 사진엔 과일만 수두룩하다. 

 사진을 찍은 곳은 트래킹을 하기 위해 찾았던 페루의 와라스(Huaraz). 아마 끼니를 해결하러 시장 쪽으로 향하다 찍은 사진인 것 같다. 와라스는 한국인들은 물론 전 세계 트래킹 매니아들이 찾는 도시(라기엔 뭐하고 한국의 '면'정도 되겠다)로 산타크루즈 트래킹이나 69호수 트래킹이 유명하다. 2박3일 산타크루즈 트래킹은 약 100달러 정도 했던 것 같다.다운타운 쪽에가면 트래킹 에이전시가 엄청 많은데 트래킹에 필요한 장비, 음식, 도우미, 당나귀(짐 운반용!) 등등이 다 포함돼 100달러니 그리 비싼가격은 아니지만 페루 물가를 감안하면 엄청 비싼거. 나는 스케쥴상 69호수 트래킹만 하고 돌아왔다. 그 이야기는 다음 이 시간에. Ci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