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터치 4세대
- The Roots
- 에콰도르
- 아파트
-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 끼또
- 우유니
- 계속해보겠습니다
- 아수라장의 모더니티
- 어센틱500
- ipod touch 4th
- 남미여행
- G20 시위
- 워킹홀리데이
- 왜 주식인가
- 나의 한국 현대사
- 토론토
- 김연수
- 알로하서프
- Toronto
- 금진해변
- too big to fail
- 20대
- g20
- 전아리
- 파나소닉 25.7
- 콘크리트 유토피아
-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 버블경제
- 박해천
- Today
- Total
영원한 화자
요즘. 본문
1. 비루한 내 몸뚱이 하나 뉘일데를 찾는일이 이리 힘든가. 우여곡절 끝에 5일 만에 방을 얻었다. 신림부터 고시촌 낙성대 서울대입구, 신대방까지. 몇 번 가보지 않은 동네의 골목골목을 이 잡듯 뒤졌다. 방 구하는 일 때문인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인턴하며 75kg를 훌쩍 넘던 몸무게가 72kg까지 줄어들었다. 3kg넘게 줄었는데 내 배에 붙은 이 두둑한 건 무엇인가. 5일 내내 피곤했다. 여자친구에게 방을 구하려고 돌아다닌 5일을 휴가보낸 셈 쳐야겠다고 말했다. 백수가 휴가는 무슨 휴가. 말으로라도 휴가 분위기를 내보고 싶었다.
2. 준비하는 회사 채용공고가 드디어 났다. 9월 중순 서류접수에 10월 중순 시험. 돈 때문에 어려움(?)을 겪다보니 그냥 아무데나 돈 많이 주는데에 들어가 내 영혼을 팔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갑을 앞둔 아버지가 마땅히 일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 현장에 나가 땀을 흘리신다는 얘길 들으니 더더욱. 도움은 못 드려도 심적으로, 경제적으로 부담은 드리지 않아야 되는데. 사회적으론 28살이지만 난 여전히 애같다.
3. '쓴다'는 것의 방법과 의미에 천착하고 있다. 논술 시험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더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하지만 그와 별개로 '내 이야기', '내 글'을 어떻게 써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뭐 이유가 어찌됐든 일단 쓰면서 고민을 해야할텐데. 공부 핑계로, 시간 핑계로 여전히 정말 말뿐인 고민이다. 이사를 하고나서 이야기를 엮어보려고 한다.
4. <피로사회>를 읽고 있다. 무의식중에 책의 두께와 그 책이 주는 가르침이 비례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문고본 사이즈에 그마저도 주석과 표지를 빼면 100페이지가 될까말까한 책이지만, 그 동안 고수해왔던 내 신념과 사고방식을 철저히 의심하게 만드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난 끊임없이 바쁘고, 열심히 사는 것만 미덕이라 생각하며 부단히 내 자신이 그렇게 되도록 채찍질 해왔다. 그렇게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속으로 한심하다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를 반성하게 만드는 책이다. 여백을 둔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