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Tags
- Toronto
-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 전아리
- g20
- too big to fail
- 끼또
- 버블경제
- 리디북스 페이퍼
- 왜 주식인가
- 우유니
- ipod touch 4th
- 남미여행
- 터치 4세대
- 박해천
- 김연수
- G20 시위
- 토론토
- 에콰도르
- 나의 한국 현대사
- 워킹홀리데이
- The Roots
- 콘크리트 유토피아
- 계속해보겠습니다
- 아수라장의 모더니티
-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 파나소닉 25.7
- 아파트
- 알로하서프
- 20대
- 금진해변
Archives
- Today
- Total
영원한 화자
이등병의 편지. 본문
"풀 한 포기, 친구 얼굴, 모든 것이 새롭다"던 가사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쓸 수 없는 그런 가사다. 근데 난 그 느낌을 전역하기 전날에도 느꼈다. 주황색 활동복에 깔깔이를 껴입고 마지막으로 막사와 포상주변을 돌아보는데, 풀 한 포기는 물론 내 2년을 보낸 수송막사, 포차, 내가 끌고 다녔던 포, 무슨 일만 있으면 가져오라고 외치던 '함마'까지 모든 게 새로워서 코끝이 찡하더니, 급기야 영하의 날씨덕에 콧물이 줄줄 흘렀다.
어두 컴컴한 내무실에 들어와 내 나이의 두 배는 족히 넘는 녹슨 철제 관물대에 기대, 멍하니 티비를 바라보는데, 2년의 시간이 파노라마 처럼 머릿속을 휘저었다. 그토록 그리던 전역인데 시원한 맘보다는 섭섭한 맘이 앞서던 날이었다.
흐리멍텅해진 날 붙잡기위해 그 때 쓴 일기 몇 장을 읽었다. 예비군 4년차라는 게 믿기지 않을만큼 시간은 빠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