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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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픽션.

영원한 화자 2012. 4. 25. 02:18

언젠가 페이스북에 찌끄렸던 글귀가 새삼스레 맘에 들어 퍼왔다.



러브 픽션 중 한 장면. 글이 나오지 않는 양방울씨는 허물어지듯 노트북 키보드에 얼굴을 파뭍는다. 카메라는 등 뒤에서 양방울의 노트북을 비춘다. 화면 보호기가 작동하고 있다. "님은 좆또 몰라요" 관객들도 나도 웃었다.

웃으며 시 한 구 절을 떠 올렸다면 그 사람은 평론가 신형철의 팬이거나 이영광 시인의 팬일게다. 

그러니까 이런 시다.

중략..“돈 내고 받아드는 영수증처럼 허망한 당신의/ 오랜 병력과 어둠과 온몸이 부서질 듯한 체념을/ 가슴으로 한번 받아볼까요 나는 잘못/ 살았어요 살았으니까 살아 있지만/ 당신과 못 만나고 터덜터덜 가는 길에/ 동쪽 바다 물소리 푸르게 들리고,/ 내가 밤하늘 올려다보며 당신 생각을 할까요/ 느티나무 그늘에 앉아 두루미처럼 울까요/ 당신은 좆도 몰라요”

영화가 마치자마자 암전됐던 실내등이 켜지기 무섭게 한 여자가 큰 소리로 말했다. "아~ 이게 뭐가 재밌어!!!" 속으로 나는 말했다. "님은 좆또 몰라요"

내가 중간에 졸았던 건 일주일의 피로가 몰려와서지 영화가 재미없어서가 아니다.
다시 보라면 얼마든지 영화발전기금이 포함된 입장료를 지불하고 다시 볼 용의가 있다.
그렇다고 좆또 내가 뭘 아는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