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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화자
스물여섯과 스물 일곱. 본문
스무살이 되었을 땐, "아 드디어 스무살이다. 성인이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군대를 가면서는 "이제 스물둘, 인간으로서 가장 건강하고 아름다울 나인데 이게 뭐야"라는 생각을 했다. 군대를 전역했을 땐 스물셋이었지만 12월 26일이었기 때문에 "아 내가 벌써 스물넷이네..."라고 생각했다. 복학을 하고 캐나다에 갈 결심을 하며 "그래도 스물다섯이면 이십대 초반이지 뭐! 할 수 있는 건 모두 즐기자!"라고 했고, 캐나다에서 이십대가 꺾이는 새해를 맞으며 "2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바로 오늘. 스물여섯의 마지막 날이다. 지금드는 생각은 "뭘 했다고 벌써 스물일곱이냐"라는 것.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랬듯 우린 사회적 동물이 아니던가.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으로 각 나이별로 부과되는 의무들은 그리 유쾌하지 않다. 예를 들자면 지금 내 나이엔 취업을 해야 마땅한 것이고 스물아홉, 서른이면 결혼을 하고 뭐 그런 것들. 캐나다에서 만난 브라이언은 삼십을 훌쩍 넘긴 나이에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난 미쳤냐고 물으며 놀랐다. 방송 일을 하고 싶다그랬다. 그래서 대학교에 다시 갈꺼라고. 모은 돈을 학비로 쓸꺼라 그랬다. 라스베가스에선 모르겠는데 확실한 건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 정도의 자유를 바라진 않지만 그런 사회적 의무와 불화하고자 하는 인간이 되고 싶다.
아직 가보지 못한 나라가 너무 많고, 듣지 못한 음악이, 읽지 못한 책이, 만나지 못한 사람이 그득하다. 스물 일곱엔 조금 더 많이 아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