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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사사로운 공간/ijuswanaseing (233)
영원한 화자
새벽 4시 33분. 영어보다 한글을 더 많이 쓴 두달간의 생활이 아이러니할 뿐이다. 허유.
김연수의 글을 읽을 때마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현학적이지 않으며 그렇다고 설렁설렁 쉬 읽히는 것도 아니고, 삶에 대한 고뇌와 사람에 대한 애정이 담겨있는 그의 글은 매번 읽을 때마다 새로우며 경이롭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씩 해본다.
과학적으로다가 아니 뭐랄까 본능적으로랄까 밤이 되면 인간이 더 멜랑꼴리-이 단어의 기원과 정확한 뉘앙스는 모르겠지만 어쨌든-해진다고 한다. 하여, 밤에 쓴 연애편지를 낮에 다시 읽는다면 100프로는 장담못하고 90프로는 보내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난 지금의 여자친구에게 무한한 구애(?)를 펼치던 군대에서, 밤에 쓴 편지는 퇴고고 자시고 할것도 없이 바로 입구를 봉해버리고 보내버렸다. 쨌든 한국땅은 오후 3시 25분을 달릴 지금 이역만리 타국땅에서 새벽 2시 26분을 보내는 나는 조금 멜랑꼴릿해져 있다고나 할까. 당최 뭔소린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느새 25살이 되었다. 가장 아름다운 20대의 2년을 군대에서 보내고 사회란 곳으로 돌아오고나니 난 결코 어린 사내놈이 아니었다. 20살 대학에들어와 허겁지..
비가온다. 어제 좀 피곤했던 탓일까. 이번주부턴 정말 사람답게 살고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맘먹었었는데 좀처럼 몸이 움직여지질 않았다. 자고 또 잤다. 늦은 아침을 먹고도 이른 점심을 챙겨먹고 esl을 갈까말까 망설였다. 오늘은 비가 온댔고 또 난 비를 싫어하니까 그래 오늘은 제끼고 집에서 하자고 맘을 고쳐먹었다. metro를 읽다가 잠에 들고 정신을 차려보니 4시였다. 한국에 있지도 않으면서, 한명숙의 지지자도 아니면서, 더군다나 서울시민도 아니면서 서울시장 개표결과를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누구는 오세훈이 되는게 한명숙 보단 낫다고 하지만, 나조차도 한명숙이 뚜렷한 대안을 보여주리라곤 생각하진 않지만, 최선이 되지 않는다면 차선을 택하겠단 심정으로 결과를 바라봤다. 저녁으로 쌀밥과 브로콜리와 계란찜과 ..
유시민, 제발 철들지 말고 살라고, 386
방학을 한지 어언 한 달이 다 되어간다. 그건 고로 나의 잉여 생활이 한 달째란 얘기인 것이다. 책을 읽은 것도 아니오, 영화를 본 것도 아니오, 글을 쓴 것도 아니오. 그저 먹고, 싸고, 자고, 미드 보기를 반복했던 한 달이다. 말도 못하게 바빴던 2학기, 날씨좋은 가을날 그저 맘 편히 여행가자, 던 약속과 다짐도 사뿐히 즈려밟고 시험에 발표에 내 욕심에 이리저리 치이고 벌써 2010년이다. 언제나 받아든 결과는 어젯밤 썼던 연애편지만큼이나 맘에들지 않지만, 그래도 찢을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는 그런거다. 오랜만에 공연을 보고왔다. Jazz Snob, Funk Addict(JSFA)라는 조금은 긴, 그리고 어려운 이름의 재즈밴드였다. 재즈의 요소보다는 훵크의 비중이 더 커서 1시간 30분여를 미친듯..
죽자고 공부했더니 교수들은 나한테 씨뿔을 내던졌다. 내가 받아든건 씨뿔 두개가 고스란히 이름을 올린 340만원짜리 고지서. 괴리감. 해도 안되는게 너구나. 라는 말이 귓속을 맴돌았다. 눈치도 없고, 염치도 없고, 요령도 없고, 센스도 없는놈이 자존심만 있어서, 결국 이꼬라지. 어머니는 살면서 요령도 피울줄 알고 그래야 된다고 하셨지만, 몇 분 동안 아무도 없는 슈퍼에서 가지고 나온 것이 고작 추파춥스 한 개였던 나에게 무얼바라랴. 복학생 주제에, 1학년만도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고선 아침부터 난감해했다. 그래도 넌 잘해내겠지. 넌 잘할꺼야. 넌 재수없게 혼자 잘해내는 것 같애. 우리 중에서 그래도 넌 뭐라도 될꺼야. 라며 '하찮은' 의지박약 날 좋게 봐준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미안해서라도 좋은 성적을 위해 ..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에 어두컴컴한 5평 짜리 방안에 우두커니 앉아서 내가 맺고 있는 관계들에 대해 생각해봤다. 누군가들이 하는 것처럼 내가 힘든 상황에 있을 때 물불 안가리고 달려와줄 사람이 몇 있을까. 부끄럽지만 다섯 손가락을 다 펴기도 힘들다.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슬펐다. 내가 타인과 맺고 있는 절대 다수의 관계는 점선에 불과했다. 언제라도 지워지거나 이어질 수 있는 불확실한 관계다. 내 필요에 의해서 만나는 것일 수도 있고, 타인의 필요로 의해 내가 만남을 당하는 것일 수 도 있다. 지금 당장은 웃고 떠들며 서로 칭찬하고 있겠지만 각자의 생활로 돌아가면 절대적으로 우린 타인이 되버린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에서 구감독(김태우)의 '술 한잔 살께요' 라는 말에 강팀장(엄지원)이 지키지도 못 할 ..
_기형도 시인은 거리의 상상력은 고통이었고 그 고통을 사랑하였다지만, 나는 당최 그 거리의 고통을 사랑할 수 가 없어 피할 따름이다. 그게 위 인과 나의 딱 그 만큼의 차이일 것이다. 어떤 말을해도, 어떤 글을 써도 곧이 곧대로 표현할 수 없으며, 곧이 곧대 로 해석되지 않는 그런 세상이다. 할 말이 없어 말을 하지 않는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할 뿐이다. 지금은 단지 그 뿐이다.
어느새 3월의 2주가 지났다. 어느새 전역한 지도 2달이 훌쩍 넘었다. 산으로 둘러싸인 그 곳에서 난 이 곳만 벗어나면 뭐든지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놈의 공부가 미치도록 하고 싶었다. 읽고싶은 책만 맘껏 읽으면 행복할 줄 알았다. 그러나 영화 에서 에미넴이 말 했던 것 처럼 '이상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었다. 일어나자 마자 발가락 끝으로 지그시 눌러 켜는 것은 컴퓨터고, 여자친구의 손보다 시커먼 마우스란 놈을 움켜잡고 빈둥대는 시간이 흘러 넘친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 결국 자정을 넘기기 일쑤다. 골치아픈 전공 서적은 장학금을 조금씩 멀어지게 만든다.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방을 한번 닦고 책상에 앉으면 시계 바늘은 어느새 한 바퀴를 다 돌고 나를 앞질러 간다. 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