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화자

난 잘살고 있는 것인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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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잘살고 있는 것인가.

영원한 화자 2010. 9. 29. 12:34
 생각해보니 그랬다. 그게 뭐든 나에게 닥치면 난 어찌됐든 최선을 다해 척척해냈다. 그게 1점, 혹은 2점 또는 3점짜리 수능 수학문제가 아닌 경우에만. 친구들과 있을때는 욕도 잘하며,장난도 잘치고, 선생님들 흉내내고, 별 지랄병을 다 하다가도 선생님들 앞에선-정확히는 무서운 선생님들 앞에선-난 항상 수업을 열심히 듣고, 발표를 잘하는 모범생이었다. 물론 수학시간을 제외하고 말이다.


 이 또한 잘, 척척, 제법 멋드러지게 해낼꺼라고 생각하다가도 문득문득 드는 불안감은 어쩔 수 없다. 이게 맞나. 이래도 되나. 1년뒤에 난 어떨까. 영어 몇 마디는 할 수 있을까. 그때도 젬병이면. 으악. 그러면서도 다시 잉여질.

 
  다이나믹한 겨울을 위해 휘슬러로 이동을 할까 했지만 이래저래 기회비용을 따져보니 토론토에 머물러 있는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스포츠를 즐기는 것 보단 여기서 있으며 돈 모아서 도시 몇 군데, 나라 몇 개국을 더 가보는 것이 더 좋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늘어버린 짐 쌀 생각을 하니 끔찍하기도 하고.


 이제는 마트에서 싼 게 아닌 좀 비싸도 맛있는걸 먹기 위해 휙휙 주워 담는 나를 보니 여튼 잘 살고 있는 것 같다. 악기도 사고, 영어공부도 열심히 해야지. 하키도 보러가고. 나이아가라-정말 그놈의 나이아가라-도 가야지.


이제 앞으로 7개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