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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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로운 공간/ijuswanaseing

가장 보통

영원한 화자 2011. 7. 24. 23:27






_스물여섯살씩이나 쳐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의 구분을 하지 못해서 하루종일 시간낭비를 했고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이것 때문에 공부고 뭐고 다 손에 잡히질 않고 그저 그냥 '이런 좃같은 현실'이란 생각을 했다. 지금부터라도 머리터지게 프랑스어를 공부해서 프랑스로 이민을 가야되나 생각도 해봤다. 그냥 내가 좀 불편하면 될 것을 잘난것도 없으면서 예민한 성격을 핑계삼아 근심 거리를 만들어냈다. 7시 04분 쯤 눈이 떠졌을 때 그냥 더 푹 잤어야 했는데 꾸역꾸역 간 도서관에서 병든 닭처럼 졸기만하고 열람실 안과 밖을 왔다갔다 다른 사람들에게 폐만 끼쳤다.

캐나다에 뭐 얼마나 있었고 영어를 얼마나 했다고 가끔 문장을 써 내려가다보면 턱턱 막히기 일쑤다. 그러니까 어떤 느낌이냐면 자연스런 어휘나 어미들이 부드럽게 나오질 않는다. 책을 읽어도 일목 요연하게 요약이 되질 않는다. 결국 그 자리에서 생각나는 것들과-이것 조차도 건망증에 영향을 받고 있다- 괜찮았던 구절들만 받아적고있다.

짜증게이지가 99.9퍼센트까지 솟구쳐있다. 내일은 그냥 휙 어디로 좀 가고싶다. 읽고 싶은 책을 들고 음악을 좀 두둑히 챙겨서는 기차라도 좀 타고싶다. 어딜가도 좀 인적이 드물었으면 좋겠다. 아파트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손에 핸드폰이 들려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돌아오니 강박 덩어리가 되었다. 쫓고 쫓기고. 이게 다 무슨 난리냐. 일 년동안 헛된 망상만 늘어왔더니 현실감각이 제로다. 현실을 마주하고 보니 내가 할 수 있는건 알아서기거나 얼굴을 돌리거나. 알아서 기는 개가되긴 싫었는데.

고시공부하는 친구들이 취업'난'을 뚫고 취직한 친구들이 존경스러울 따름.


내 기분도 제대로 표현못하는 병신이 되었구나.



세상은 언제나 석연치않다.